최근 올라온 향로님의 '개발자 되기 좋은 성향' 글을 봤다. 전반적인 내용도 좋았지만, 내가 가장 꽂힌 문장은 아래와 같다.
…. '이 정도 내용을 가지고 전사 발표를 해?' 와 같은 분위기에 그 누구도 기술 공유를 하고 싶어하지 않았다. ….
글의 해당 문단을 정리하면 “모두가 지식이 많아지고 기준치가 너무 높아지면 오히려 ‘이미 다 아는 내용을 굳이?’ 느낌으로 기술 공유가 역설적으로 사라질 수 있다”는 내용이다.
물론 내가 지식이 많다는 얘긴 아니다. 다만 모두가 공부를 열심히 하면 무조건 이득이라 생각했는데, 저런 식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이 신선했다. 그리고 나도 어렴풋이 느끼고 있던 점이었는데, 블로그에 글을 쓸 때나 세미나를 할 때 ‘이건 어차피 다 아는거 같은데 굳이?’, ‘이 정도 내용으로 사내 세미나를 해도 될까?’ 이런 생각을 할 때가 많았다. 그러다보니 한번 사내 세미나를 하려고 하면 1~2주 넘게 집중해서 준비하곤 한다.
향로님의 말씀과는 약간 어감이 다르지만, 오히려 내가 준비를 덜해서 사소한거라도 공유하는 분위기를 만들었어야 다른 직원들도 거리낌없이 세미나를 진행하고 공유하는 분위기가 됐을거란 생각이 들었다.
최근 다녀온 스프링캠프 2025에서도 좀 느꼈는데, 그렇게 엄청난 자료를 가지고 세미나를 하신게 아니었었다. 그보다는 흥미와 관심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느낌이었다.
지금까지 내가 진행한 세미나의 제목만 보면 다음과 같다.
- 밑바닥부터 스프링 기반 프로젝트 시작해보기
- 기초 자료구조 및 알고리즘 (총 6주에 걸쳐 진행)
- 네트워크의 이해
- 디버깅, 이슈 해결 생각 과정 예시, 자바 call by value에 대해
- 개발자가 질문하는 방법
- 스프링부트 필드 주의점 (라이브코딩)
- TDD, Mock, SOLID 얘기 (라이브코딩)
- 자바부터 스프링부트까지의 역사
- git 기본 이해
- 왜 이렇게 코드를 짰을까? 제 코드의 선택과 이유들
난 오히려 내가 세미나를 진행하는데, 남들은 잘 진행을 안한다고 느껴지는게 좀 불만이었었다. 그러다보니 점점 퀄리티를 높여야 더 관심을 가질거라 생각했다. 마지막에 적은 세미나만 해도 ppt 87장짜리다. 근데 향로님의 글을 보니 오히려 그 반대로 했어야 했다. 오히려 사소한 세미나를 자주해야 ‘아 이정도는 나도 가능하지!’ 느낌으로 다같이 공유하는 분위기가 될 것 같다.
비슷한 이유로 다들 관심없나보다 싶어서 이번년도엔 세미나를 한번도 진행 안하기도 했다. 그래도 하반기도 됐고, 새로운 맘으로 세미나를 해볼까 하고 준비하고 있었다. 근데 확실히 준비중인 커리큘럼만 정리해봐도 사이즈가 꽤 크다. 최근 올라온 저 글을 보지 못했다면, 난 또 똑같은 우를 범했을거라 생각한다. 여러번에 걸쳐 나누고, 좀 더 가볍게 바꾸어서 오히려 ‘이정도는 나도 가능하지’ 생각이 들게 진행해봐야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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